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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4개월 만에 빅리그 마운드로 복귀해서 선발로 5이닝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아직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9안타를 맞고 4 실점했습니다.
피안타도, 장타 허용도 많았던 약간 터프한 하루였습니다.
이날 류현진이 내준 안타 9개 중 4개가 장타(홈런 1개, 2루타 3개)였습니다.
시속 100마일(약 161㎞)을 넘는 타구도 5개나 허용했습니다.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5㎞), 평균 구속은 시속 89마일(약 143㎞)로 아직은 기대했던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류현진은 직구가 150km를 형성할때 체인지업이나 커브의 위력이 배가됩니다.
주 무기 체인지업(22개)의 제구도 예전처럼 날카롭지 않아 위기 때는 커브(20개)를 결정구로 사용했습니다.
류현진은 특히 경기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426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복귀전 초구를 '직구'로 택했습니다.
1회초 첫 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던진 초구 직구의 시속은 142㎞였습니다.
경기 전 왼손 투수 상대 OPS(출루율+장타율) 0.870을 찍은 러치맨은 류현진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시속 168㎞로 날아가는 우중월 2루타를 쳤습니다.
다음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은 류현진의 시속 136㎞ 컷 패스트볼을 통타해 시속 177.5㎞의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습니다. 류현진은 3번 안토니 산탄데르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좌전 안타를 허용했습니다.
코너에 몰린 류현진은 커브를 활용해 버텼습니다.
구속도 3회 산탄데르를 상대로 이날 최고인 시속 146.5㎞를 던지는 등 조금씩 상승했습니다.
1∼4회 연속해서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5회에도 출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류현진은 3회와 5회 두 번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5회 1사 1, 2루에 몰리자 불펜진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오스틴 헤이스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복귀전 첫 목표였던 '5이닝 투구'에 성공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또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5회까지 잘 버틴 류현진은 6회 선두타자 거너 헨더슨에게 던진 5구째 시속 123㎞짜리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려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헨더슨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왼손 타수 상대 타율이 0.200에 그쳤지만, 류현진에게 치명타를 안겼습니다.
토론토가 13대 3으로 크게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은 7.20을 기록했습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9안타를 맞은 건 2021년 8월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4⅓이닝 10피안타 3실점) 이후 16경기 만입니다.
토론토는 불펜진이 볼티모어 화력을 견디지 못하면서 3-13으로 대패했습니다. 산탄데르가 만루홈런 등 4타수 3안타 4타점, 류현진에게 일격을 가한 헨더슨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습니다. 토론토가 역전에 실패하며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류현진의 이날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1마일(146.5㎞)이 찍혔습니다. 평균 구속은 시속 89마일(143.3㎞). 체인지업의 제구도 들쑥날쑥해 류현진 본인도 어이없어 할 만큼 실투가 나왔습니다. 그나마 3회, 5회 실점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은 예전 그대로였습니다.
MLB닷컴 토론토 담당 기자 키건 매티슨은 경기 뒤 자신의 트위터에 “류현진이 빅리그에 복귀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다음 등판도 흥미로울 것”이라면서 “특히 구속이 중요하다”고 평했습니다.
직구가 150km 언저리에서만 형성된다면 예전의 류현진의 명성을 찾을수 있습니다.
토론토는 3연패중입니다.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 중인 팀 사정상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1년 2개월 만에 나선 복귀전에서 이 정도라면 나름 선방을 한 느낌입니다. 2~3번 더 선발로 뛰고 직구 구속만 조금 증가한다면 어떤팀도 류현진을 쉽게 공략하지 못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