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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른다. 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를까? 내 목소리가 안 들릴까 봐 소리를 크게 하는 걸까 아니면 상대방에게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것일까 여기서 소개하는 우화에서 우리가 왜 소리를 지르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으니 잘 살펴보자

마음-가슴
가슴-마음



1.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어느 날 스승이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 있는 계곡으로 목욕을 하러 갔다. 계곡에는 한 젊은 부부가 싸우고 있었는데 이유는 여자가 빨래를 하다가 목걸이를 잊어버렸는데 남편이 그것을 나무라자 부인이 화를 내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스승은 제자들에게 물었다.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르는지 아는가? 제자들은 평정심을 잃어서 그런다느니, 분노가 이성을 마비시킨 거라느니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스승은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끼기 때문에 소리를 지른다고 하였다. 서로의 가슴이 멀어진 만큼 소리가 들리지 않을 테니 거리가 멀어질수록 더 큰 소리를 지른다고 하였다. 소리를 지를수록 두 사람은 더욱더 화가 나고 화가 날수록 거리가 멀어져서 더욱더 소리를 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스승은 싸우고 있는 두 부부를 가르키면 계속 소리를 지르면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져 두 사람의 가슴은 죽어버린 가슴이 된다고. 죽어버린 가슴은 아무런 소리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그래서, 그들은 계속 소리를 지르지만 들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하고 스승은 제자들에게 물었다. 그리고 스승은 스스로 답했다. 그들은 속삭인다. 그들의 가슴과 가슴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서 속삭이는 것만으로도 소리가 들릴꺼라 믿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너무나 사랑하면 거리가 없어져서 아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두 사람의 영혼이 하나가 되기 때문에 서로 바라만 봐도 이해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서로 이야기할 때는 서로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 한다. 차분히 서로의 눈을 보며 나긋하게 이야기하여야 한다. 만약에 소리를 지르면 서로의 가슴을 계속 밀어내게 되어 가슴과 가슴의 거리가 너무나 멀어지게 되어서는 결국엔 서로 회복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갈등의 10%는 의견차이이고, 90%는 적절치 못한 목소리와 억양차이라는 심리학통계가 있다. 목소리의 크기가 옳음의 척도는 아니며, 소리를 지르는 관계는 이미 가슴이 멀어진 단계이며 멀어진 가슴까지 도달하게 하기위하여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두사람의 가슴은 더욱더 멀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 소리를 지른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이해해 줄 거라는 착각과 가족은 그래도 된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서는 말이다. 우리는 더욱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더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낯선 사람에게 소리를 지를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금 우리 옆에 있는 가족과의 가슴의 거리를 최대한으로 가깝게 하여 이야기할 때는 속삭이면서 이야기하자.

 

"이글은 류시화 작가님이 쓰신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소제목은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 두 가슴의 거리 입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류시화 시인 특유의 울림과 시선을 담은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엮은이 책은 '마음이 담긴 길', '퀘렌시아', '찻잔 속 파리',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혼자 걷는 길은 없다', '마음은 이야기꾼', '장소는 쉽게 속살을 보여 주지 않는다' 등 여러 글들은 페이스북에서 수만 명의 독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인의 청춘 시절 시작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해답에 이르렀는지 서문 제목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에서 드러난다. 이 신작 산문집은 독자의 오랜 기대에 대한 류시화의 성실한 응답이자, 상실과 회복에 관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생을 이야기하는 많은 산문들 속에서 류시화 시인이기에 쓸 수 있는 글들이 있다. 이 책은 쉽게 읽히면서도 섬세하고 중량감 있는 문장들로 우리를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들’로 이끌어가는 류시화 시인의 감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
류시화
출판
더숲
출판일
201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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